문신(文臣), 자는 직부(直夫), 호
는 백강(白江), 본관은 전주, 세종왕자 밀성군(密城君)의 6대손 의정공(議政公) 목사 수록(綬祿)의 자이다.
1601년(선조34) 17세에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였고 1609년(광해군1) 증광문과(增廣文科)에 급제하여 한림원(翰林院)에 들어가 삼사(三司)의 이랑(吏郞)과 사인(舍人)을 거쳤다. 공은 젊은 나이에도 인물이 준수하고 성품이 너그럽고 학식이 높으며 필재도 뛰어나 주위의 주목을 받았다.
종고모부가 되는 권신 이이첨(李爾瞻)이 자기 아들을 한림원에 놓고자 하는 것을 공이 반대하자 절교하고 말았다. 따라서 파직되었다.
그 후 복직되어 이천 현감에 이어 충주, 원주 현감을 지냈는데 정인홍, 이이첨의 무리가 권병(權柄)을 남용하여, 정치가 어려워지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산수를 즐기며 세월을 보냈다. 이때 이이첨이 경여의 재능과 학문을 탐내어 자기의 부하에 두고자 하였으나 응하지 않았다.

-이경여선생 묘-

1623년 인조반정후 홍문관 부수찬에 임명되고 이어서 부교리에 전임되었다. 1624년(인조4) 이괄의 난이 일어나자 왕을 공주까지 호종하였다. 1636년(인조14)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왕이 중신들을 불러 놓고 대책을 의논하자 공은 척화(斥和)를 주장하고 왕을 남한산성으로 호종하였다.

 

-효종이 내린 글귀-

1637년(인조15) 경상도 관찰사에 임명되었고, 그 후 이조참판으로 대사성(大司成)을 겸임하면서 나라의 정신적 지주인 “선비” 양성의 방책을 상주하였다. 이어서 형조판서에 승임되었다.
1642년(인조20) 선천부사 이계란 자가 최명길, 이경여, 이한명 등 배청친명(排淸親明)파를 청나라에 밀고하여 청나라에 잡혀가 억류되었다가 이듬해 소현세자(昭顯世子)와 같이 귀국하여 우의정이 되었다. 이때 청나라의 동매화를 가져왔는데 부여에 백강동매(白江冬梅)라고 전해지고 있다.
1644년(인조22) 사은사(謝恩使)로 청나라에 또 갔는데 배청파라고 트집 잡아 억류되었다가 다음해 돌아왔다.
1646년(인조24) 소현세자가 죽자 봉림대군(鳳林大君)을 세자로 책봉하고자 하니 불가하다고 아뢰며 세손을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세자빈 강씨의 사사를 반대하여 진도로 유배 되었다가 다시 함경도 삼수(三水)로 이배되어 3년이나 있었다.
1650년 효종이 등극 후 김상헌(金尙憲 )을 비롯한 여러 중신들이 이경여가 죄없이 적소(謫所)에 있음이 불가하다고 상소하여 방면되어 영중추부사에 임명되고 이어서 영의정에 올라 왕의 북벌계획을 도왔다. 그러나 청나라에서 배청파라고 트집을 잡아 항의하여오자 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임하니 다시 영중추부사에 임명하였다. 효종이 부왕의 남한산성 치욕을 설욕하고자 하는 뜻을 받들어 재상이 되어 북벌을 계획하고 양병에 힘썼으나 청의 압력으로 영의정의 자리에서 물러나와 있다가 인재등용(人才登用), 치국안민(治國安民), 양병보국(養兵保國), 경제부국(經濟富國), 북벌계획(北伐計劃)등 천여어에 달하는 우국충정의 상소를 올렸다. 효종이 비답(批答)을 내리어 명심(銘心)하겠노라 하고 지통재심(至痛在心) 일모도원(日暮途遠) 여덟글자를 어필(御筆)로 써서 내리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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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여선생 신도비-

지통재심은 병자호란의 치욕적인 강화를 했다는 아픈 심정이요, 일모도원은 계획하였던 북벌계획에 대한 심정이다. 갈 길은 먼데 해는 저물어 가고 있다는 왕의 초조하고 애달픈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비답을 받은 백강은 “크도다 왕은이여”하며 한없이 울었다. 충성된 신하와 어진 임금의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대화이었다. 효종이 왕이 되자 조정의 정치를 혁신하고 인재를 고루 찾아 쓰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어코 북방 오랑캐를 쳐부수어 병자호란의 원수를 갚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그러한 큰일을 하는 데는 흉금을 헤쳐 놓고 의논할 만한 인물이 필요하여 선택된 인물이 영의정 이경여(李敬輿), 우의정 이후원(李厚源), 이조판서 송시열(宋時烈), 병조판서 송준길(宋俊吉), 훈련대장 이완(李浣) 등이었다. 이들 중 이경여가 1657년 제일 먼저 세상을 떠났고 김자점(金自點) 같은 인물은 북벌계획을 청에 밀고하여 차질을 빚게 하더니 1659년 천추의 한을 품고 북벌계획을 주도했던 효종이 갑자기 흉서하니 북벌계획은 일장춘몽이 되고 말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아픔이 가슴 속에 응어리진다(至痛在心).
송시열이 지통재심, 일모도원의 여덟 글자를 대서특필해서 그 자손들에게 준 것을 백강의 손자 상공 이이명이 백마강(白馬江) 언덕 자연석에 새기고 각(閣)을 세워 대재각(大哉閣)이라 이름 하였다. 지금까지 충청남도 지정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1657년(효종8) 백강이 작고하니 향년 73세이었다. 시문에 능하고 글씨에도 뛰어났다.
저서로는 백강집이 있다. 시호는 문정(文貞)이고 부여의 부여서원(扶餘書院), 진도의 봉암사(鳳巖祠), 흥덕의 동산서원(東山書院)에 배향되었다. 묘는 내촌면 음현리 매화동에 있고 신도비명(神道碑名)은 송시열이 찬했다.


          - 이경여선생 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