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서 43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약 5㎞쯤 가면 “서원말” 입구라는 돌 표지판이 왼쪽으로 서 있다.
그곳에서 약 1㎞쯤 가면 신북면 신평리 서원말에 이른다. 이곳에 임진란 때 명재상 한음 이덕형(漢陰 李德馨)과 대제학 형조, 이조판서를 역임한 청백리(淸白吏) 조경(趙絅)을 배향한 용연서원(龍淵書院)이 있다.
이덕형은 1592년(선조25) 임진왜란이 일어나 나라가 위급하였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나라와 겨레만을 위하여 지혜와 정력을 받쳐 난국을 헤쳐나가 기울어져가는 나라의 형편을 바로 잡은 세 정승중의 한분이다.
임진왜란하면 이순신과 권율을 생각하는데 이순신과 권율을 등용한 분은 유성룡이고 이 두 장군이 공을 세울 수 있게 정치적으로 뒷받침한 분은 이항복과 이덕형이다.
이덕형은 포천 신북면 용연서원에 배향되었다.
이덕형의 자는 명보(名甫), 호는 한음(漢陰)이다. 본관은 광주이고 지중추부사 민성의 아들이다 포천군 자작리 외가(영의정 유전이 외삼촌)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라며 양사언(楊士彦)문하에서 수업하고 1580년(선조13) 이항복과 같이 문과에 급제하였다.
홍문관(弘文館)에서 이항복과 같이 근무하였는데 당시 대제학이던 율곡선생이 두 사람을 보고 장차 이 나라의 동량(棟樑)이 될 인물이라고 하였다 한다.
박사, 수찬, 교리 등을 거쳐 이조좌랑, 대사성을 역임하고 1572년(선조25) 31세로 예조참판에 올라 대제학을 겸임하였다.
이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일본의 사신 현소(玄蘇)와 야나가와 등과 정전(停戰)을 교섭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왕을 호종 정주(定州)에 이르러 유성룡, 이항복등과 협의 명나라의 청원(請援) 할 것을 왕에게 건의 윤허(允許)를 받아 청원사(請援使)가 되어 명나라에 들어가 원병을 요청하여 지원군 파견에 성공하였다. 그의 능란한 외교 수완의 결과이었다. 귀국하여 한성판윤에 오르고 명나라의 원병이 들어오자 명장 이여송(明將 李如松)의 접반관으로 전쟁 중 줄곧 그와 같이 행동하였다. 1573년(선조26) 병조판서에 승진되고 이듬해 이조판서로 전직하여 훈련도감 당상(訓練都監 堂上)을 겸임하였다.
1595년(선조28) 경기, 황해, 평안, 함경 4도의 부체찰사(副體察使)를 지냈으며 1598년(선조31) 38세로 우의정에 승진되고 이어서 좌의정에 올라 훈련도감 도제조(訓練都監 都提調)를 겸임했다.
1601년(선조34)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로 경상, 전라, 충청, 강원 4도의 도체찰사(都體察使)가 되어 전후의 민심수습과 군대정비에 노력하였다.

-용연서원-
그리고 대마도를 정벌하여 일본을 응징할 것을 건의하였으나 허락되지 않았다.
1602년(선조35) 영의정에 올랐다. 1606년(선조39)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가 되었다가 1608년 광해군이 즉위하자 진주사(陳奏使)로 명나라에 다녀와서 다시 영의정이 되었다.
1613년(광해군5) 정인홍, 이이첨의 무리가 왕의 형인 임해군을 죽이고 영창대군이 역모를 한다고 꾸며 영창대군과 인목대비의 아버지 김제남을 죽였다. 인목대비를 서궁에 유페하고 폐모론(廢母論)을 일으키니 이를 극력 반대하다 모든 관직이 살탈되자 양근(지금의 양평)에 가 있다가 세상을 떠났고, 이항복은 북청으로 귀향가 있다가 그곳에서 졸하니 임진왜란 때 큰 공신 두분은 간신들과 혼주(昏主)로 인하여 이렇게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으나 그 공훈은 우리 역사에 영원히 빛나고 있다.
한음선생은 글 뿐아니라 글씨에도 뛰어났다.
인조조(仁祖朝)때 복관되고 시호는 문익(文翼)이다.
저서로는 한음문호(漢陰文豪)가 있다.
포천의 용연서원(龍淵書院), 상주의 근암서원(近岩書院)에 제향되고 있다.
이덕형이 1604년(선조37) 호성선무(扈聖宣武) 이훈(二勳)에 녹훈(錄勳)되었으나 시기하는 무리가 이의를 제기하자 한음(漢陰)이 서훈(敍勳)을 고사하였다.
선조(宣祖)가 덕형은 필마단기로 적진에 들어가 적장과 담판을 한 것은 한몸을 바치어 순국(殉國)하자는 의지요, 명나라에 청병하여 나라를 구한 것은 청사(靑史)에 빛날 공훈이라 마땅히 공신록(功臣錄)에 책록되어야 한다는 유시를 내렸으나 일단 이의가 발의되었으니 책록을 받지 않는 것이 “선비”의 길이요 신자(臣子)의 도리라 하고 끝내 고사(固辭)하였다. 여기에서도 한음의 고상한 인격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