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용인(龍仁), 진충(盡忠)의 자이다.
계인이 출생한지 몇 시간도 안 되어 어머니 안씨(安氏)가 산후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버지 진충은 강보의 계인을 키울 사람이 없어 서둘러 계모 강씨(姜氏)를 맞아들이니 갓난 아기를 살리기 위해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진충이 계인(啓仁)의 계모를 맞은 다음날 별안간 죽으니 계인은 기구한 운명이었다.
정확하게 말해서 1550년 1월 2일 출생했고, 같은 날 어머니 안씨가 사망했고, 그 다음날 계모 강씨를 맞이했고, 다음날 정월 5일 아버지 이진충이 사망했다.
계모 강씨는 혼인한지 이틀만에 상부(喪夫)를 하였고, 전처 소생인 계인을 맡아 키워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랐다. 그러나 강씨부인은 모든 것이 팔자소관이라 생각하고 계인을 열심히 키웠다.
계인은 성장하는 동안 서당에 가서 천자문(千字文)을 비롯하여 성경현전(聖經賢傳)을 열심히 배워 19세에 사마양시(司馬兩試)에 모두 합격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모두가 계모 강씨의 은덕이었다.
계인 또한 29세의 젊은 나이로 조졸(早卒)하였다.
다행이도 계인은 두 아들을 두었는데 장남 사경(士慶)이고, 차남은 사길(士吉)인데 모두 입신양명(立身揚名)했다.
차남 사길은 김구현령(金溝縣令)을 역임했고, 영조조(英祖朝)의 명상 도곡 이의현(陶谷 李宜顯)이 그 후손이다.
묘는 내촌면 음현리 주금산 (鑄金山)아래에 있고, 묘표(墓表)는 우암 송시열(尤菴 宋時烈)이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