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읍을 지나 43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약 4㎞쯤 올라가면 우측으로 천주산 아래에 기지리 두문동(機池里 杜門洞)이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청주 양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데 청주 양씨가 집성촌을 이루게 된 것은 조선조 초기 단종 선위 사건 때 퇴은 양치(楊治)선생이 이 곳에서 은둔 이후 그 후손이 세거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양치 선생은 청주인으로 호는 퇴은(退隱), 고려조의 벽상 삼한 창국공신 충헌공 양기(楊起)의 후손으로 호조판서 천진(天震)의 아들이다.
용맹과 지략이 뛰어나 발탁되어 세종조에 김종서가 북방야인을 물리치고 육진을 개척할 때 큰 공을 세워 영광군수를 지내고 함길, 황해 병마절도사에 올라 국토방위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러던 가운데 세종대왕에 이어 문종이 등극하였으나 재위 2년만에 승하하고, 단종이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숙부 수양대군이 정인지, 한명회, 권람 등과 결탁하여 왕의 친위세력인 영의정 황보인, 좌의정 김종서, 우의정 정본 등을 격살하고 스스로 영의정이 되어 장차 왕위를 찬탈하려는 계유정난이 일어났다.

-양치선생 묘-

퇴은공은 인륜에 어긋나고 강상(綱常)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울분을 참지 못하여 모든 관직을 버리고 포천의 천주산하 두문동으로 들어가 밖에 나오지 않고 40여년을 지내다가 86세 때 서거하였다. 호 퇴은(退隱)은 물러나 은둔하였다는 뜻이요, 두문동(杜門洞 )이라는 동네 이름도 두문불출하였다는데서 연유한 것이다.
계유정난 후 수양대군은 선위(禪位)라는 형식으로 단종으로부터 왕의 자리를 이어 받았고 이에 항거하는 충신열사들의 단종 복위운동은 단종을 영월로 귀양 보내게 되었고, 그 후 종친 금성대군 등의 복위운동은 마침내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는 비극에까지 이르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절조를 지키며 끝까지 세조에게 불복하고 항거하다가 죽은 단종충신이 268위나 되었다.
당시 세조에게는 역적으로 몰리어 죽었으나 그들의 충절은 만고에 빛나고 있다. 우리나라 선비의 백절불굴하는 추상같은 기개였다. 이런 사실은 우리나라 역사에만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예의동방의 기질이었다.
1691년(숙종17) 236년만에 모든 단종 충신들의 관작이 복권되고 창렬사, 충신각, 조사단 등에 268위가 배향되어 그들의 충절을 기리었다.